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유치환, <깃발> 중에서)
유치환 시인의 이 구절은 우리 안에 깊이 내재된 이상향에 대한 향수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향하는가, 무엇을 갈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 경계선 밖으로 모험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떠난 모험의 길에는 많은 낭만의 언어들이 포진되어 있다. 미지, 새로운 만남, 선택, 도전, 고뇌, 발견, 성장 - 문학적 서사 속에서는 등장 인물들이 반드시 이 과정들을 겪어내며 이야기의 끝에 이른다.
우주 항해를 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우리의 내면은 미지로 남아있고,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의 미시적 관계 속에 ‘나’와 절대자를 향한 질문은 힘을 잃었다. 설치 작품 <비일상으로의 항해>는 저 멀리서 본연의 ‘나’를 부르는 소리에 응해 용기 있게 항해를 시작한 돛이자 ‘나’의 눈을 가리던 허상의 막이 걷히며 드러난 그 너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