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화 속에서 우리는 ‘지금, 여기, 당장의 풍요로움과 성공’에 대한 불안과 조급함을 키워 나를 갉아먹는 무한한 경쟁 속에 놓여있다. 원하는 것이 지금 손에 없다면 개인의 노력, 부지런함, 의지, 심지어 운마저도 부족한 건 아닐까? 나의 자원과 시간, 영혼부터 끌어낸 의지와 기운을 쪼개서 갈아 넣어 세워가는 성은 위태롭다. 개인이라는 너무나 연약한 기반 위에 세워진 지나치게 무거운 구조물이 되어간다.
몇 날 며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관찰하면, 꽃들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작은 꽃봉오리가 생겨나 각자의 속도대로 서서히 피어나 만개하여 향을 발하고 진다. 이러한 과정은 동시다발적이면서도 시간 차가 있어, 사람들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꽃의 만개를 만끽할 수 있다. 꽃들은 작년에 피고, 올해도 피었으며, 내년에도 피어날 것을 기약한다. 이는 꽃들이 반드시 만개할 시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자의 시간에 맞춰 피어나는 꽃들은 우리에게 자연의 질서와 존재적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창조 질서 안에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각자의 계획과 때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Flourishing, Then”은 각자가 주어진 순서와 시간을 기다리며, 다른 생의 만개를 함께 기뻐하며 꾸준한 걸음을 내디뎌 마침내 승리의 문을 통과하는 서사를 가진 전시이다. 작가는 나무, 철재, 끈, 종이, 콘크리트 등 건축적 재료들의 자연적이고 구조적인 관계성을 주요 소재로 installation 서사를 풀어간다. 직접 손으로 자르고, 다듬고, 이으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삶을 빚어 가는 노동의 모습을 닮았고, 구조적으로 견디고 형체를 유지하기 위해 각 다른 성질의 재료들이 다양한 방법을 맞물려 있는 모습은 만개를 향해 서로 연결되어 나아가는 공동운명체적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반드시 찾아올 만개할 시간을 향해, 삶을 맞서 이겨내고 마침내 개선문을 당당하게 통과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반드시 승리를 맞게 될 것이다.